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집값과 모기지 이자율이 동반 급등하고 수요도 줄지 않아 바이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눈 높이를 낮추고 접근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내 집 마련의 길은 얼마든지 열린다. 재정전문 머니 매거진이 모기지 이자율이 올랐다고 너무 실망만 하지 말고 내 집 마련 방식을 조금만 바꿔보라고 조언한다.
◇ 이자율 상승 반드시 나쁜 것만 아니다
모기지 이자율이 5%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3%대 이자율에만 익숙했던 바이어에게는 그야말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이자율이 너무 낮아 수요가 폭등했던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자율 상승이 반드시 나쁜 것만 아니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이자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요가 꺾이고 경쟁이 줄어 오히려 내 집 마련이 한층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4.72%(전국 평균)까지 올랐다. 올해 초 이자율인 3.22%과 비교할 때 약 1.5% 포인트나 급등한 수준이다. 이자율과 집값이 오르면서 월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은 올 초보다 평균 500달러 상승했다. 일부 바이어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너무 재정적인 측면만 고려해 주택 구입을 결정하다 보면 평생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쿠큰’(Kukun)의 랠프 맥래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입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최근 이자율 변동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라며 “지난 2년간 3% 중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과거 평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971년~2020년 기간 동안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평균 8%로 최근 이자율의 약 2배 수준이다.
◇ 이자율 외에 다른 구입 이유 찾아야
이자율 시세에만 집착하다 보면 주택 구입 타이밍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 형성된다. 일정 이자율에 집을 사야지 하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 집을 사야 하는 다른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결혼이나 자녀 출산을 앞두고 집이 필요한 경우 또는 나이든 부모를 돌보기 위해 부모 인근에 집을 구해야 하는 경우에 초점을 맞추면 이자율과 상관없이 집을 사야 하는 이유가 뚜렷해진다. 주택 구입 결정을 먼저 내리고 현재 재정 상황과 이자율에 맞는 가격대의 집을 찾는 것이 이자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다.
주택 구입에 따른 재정적인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이자율이 올라 당장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자산 가치 축적과 주택 임대료 절약 등의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이자율이 올랐다고 주택 구입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무모한 행위다. 예를 들어 4.5%대의 이자율로 지금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주택 임대료 상승을 대비해 주는 ‘헤지’(Hedge) 효과가 기대된다. 임대료 상승에 대한 불안을 없애 주고 주택 자산 가치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 변동 이자율 고려해 볼 때
모기지 이자율이 갑자기 오르면서 변동 이자율 카드가 다시 고려되고 있다. 변동 이자율 하면 흔히 나중에 페이먼트 부담을 높이는 ‘위험한 옵션’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주택 구입 목적과 처분 시기, 향후 소득 계획 등에 따라 잘만 활용하면 요즘처럼 이자율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내 집 마련에 효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자율 옵션이다.
변동 이자율은 일정 기간 동안 고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5년짜리 변동 이자율은 약 3.5%대로 30년 고정 이자율에 비해 약 1.2% 포인트나 낮다. 변동 이자율은 초기 일정 기간 동안만 고정 이자율이 적용되고 이후부터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정기적으로 이자율이 조정된다. 고정 이자율이 적용되는 기간으로는 대개 5년, 7년, 10년짜리가 가장 많다.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을 감안하면 5년은 다소 짧은 기간으로 여겨지지만 7년~10년 동안이라도 낮은 이자율을 안정적으로 묶어 놓을 수 있다면 변동 이자율 선택에 따른 위험 부담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또 앞으로 주택 가격 상승 전망이 크거나 변동 이자율 적용 전 주택 처분 계획이 확실한 경우 또는 향후 소득이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 변동 이자율을 통해 지금 주택 구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 가격 눈높이 낮춰 구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
이자율이 변동 없이 안정적이거나 하락하는 시기라면 주택 구입 예산을 세우는 일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요즘처럼 이자율이 매주 오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시기에는 주택 구입 예산을 발 빠르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자율이 3%를 넘지 않던 시절에는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져 원하는 가격대의 매물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기대하기 힘든 대신 가격대를 낮춰서 매물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예를 들어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이 2,000달러인 바이어의 경우 4.5%의 이자율을 적용했을 때 40만 달러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약 2,026달러로 바이어의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모기지 이자율이 수주 뒤 5%로 오르게 되면 월 페이먼트가 약 2,147달러로 올라 바이어의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게 된다. 기존 예산인 2,000달러에 맞춰 주택을 구입하려면 구입 가격대를 40만 달러에서 37만 5,000달러로 낮춰야 하고 이자율이 빠른 속도로 오른다면 구입 가격대를 여러 차례 조정할 필요가 있다.
◇ 이자율 낮출 수 있는 방법 자신에서 찾아라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나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대출 은행들이 적용하는 이자율은 바이어의 부채 규모, 크레딧 점수, 소득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이중 어느 한 가지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유리한 이자율을 통해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다. 소득의 경우 단기간 내에 올리기가 힘들다. 대신 현재 갖고 있는 부채, 특히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크레딧 카드 대출 금액 등을 최대한 갚아 부채 규모를 낮추면 낮은 이자율을 받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지금 아니면 집 못 산다’는 조급한 생각을 잠시 내려 두는 것도 대안이 된다.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 구입 능력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다 보면 ‘행복한 구입’보다는 후회스러운 구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많은 바이어들 너무 조급하게 주택을 구입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는 조사 결과도 많았다. 이자율 상승으로 수요가 잦아들 때까지 만이라도 주택 구입을 미루고 이 기간 동안 크레딧 점수 개선,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 부채 줄이기 등에 나서면 마음에 드는 주택을 구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자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쯤 과열 경쟁 양상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