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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주기설 이번에도 나타날까

Posted by admin on November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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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회복세, 서브프라임 대출 완전히 사라져
매물 턱없이 부족, 바이어간 치열한 구입경쟁

정확히 10년 전이다. 사상 유례없는 주택 시장 침체가 시작된 해가 바로 10년 전인 2007년이다. 지난 10년간 주택 시장은 온갖 풍랑을 겪었다. 대규모 차압 사태로 세입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주택 가격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락했다. 5년간의 침체기가 끝나자마자 마치 거짓말처럼 주택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침체 전 가격을 회복한 지역이 이제는 훨씬 더 많다. 주택 시장은 10년 주기로 침체와 호황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과거 주기대로라면 호황기가 이미 끝자락에 다달아 곧 조정기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침체 뒤 나타난 지난 5년간의 회복세는 과거 패턴과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과거와 달리 투기적인 요인이 배제된 건전한 회복세여서 갑작스런 침체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주택 시장 회복세를 분석했다.

■ 건전한 회복세

대니얼 해일 리얼터 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크게 오른다고 해서 침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택 가격이 오르는 원인에 따라서 침체 가능성이 결정된다”라고 설명한다. 10년 전에도 지금처럼 주택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랐다.

당시 주택가격 상승은 이른바 ‘서브프라임’으로 불리는 무자격자 대출이 성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가 급증하면서 주택 가격 거품을 부풀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나 지금 주택시장에서는 서브프라임 대출은 눈 씻고 찾아 봐도 찾기 힘들 정도로 모습을 감췄다. 대신 안정적인 고용 시장 상황과 가구 수 증가 등 건전한 요인들이 주택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대출이 사라진 자리에는 깐깐한 기준이 적용된 대출이 들어서 연체 위험도 10년 전에 비해 훨씬 줄었다.

■ 주택가격 침체 전 수준 회복

10년 전과 한 가지 비슷한 현상이 있다면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매물이 턱없이 부족해 극심한 구입 경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웃돈을 얹어 줘야 구입이 가능한 ‘웃돈 오퍼’ 현상까지 만연해 북가주의 한 매물은 리스팅 가격보다 무려 약 78만2,000달러 높은 가격에 매매됐을 정도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은 이미 침체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택 중간가격은 약 23만6,000달러로 10년 전인 2006년보다 높아졌다. 전국 50개 대도시 중 약 31곳의 주택 가격은 이미 침체 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텍사스주 오스틴(약 63%)과 달라스(약 52%), 콜로라도 덴버(약 54%) 등의 대도시는 지난 10년 동안 50%가 넘는 주택 가격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 대출 기준 크게 강화

지난 10년간 발생한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모기지 대출 기준이 전례 없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주택 시장 침체 원인을 제공한 느슨한 융자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도드 프랭크’ 법안이 마련됐고 법안을 바탕으로 지난 20년래 가장 강화된 모기지 대출 기준이 시행됐다.

도드 프랭크 법안의 핵심은 대출자의 자격을 강화하고 상환 능력이 입증된 대출자에게만 모기지 대출이 발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새 대출 규정이 시행된 뒤 2006년 약 700점에 불과하던 주택 구입자의 중간 크레딧 점수는 약 10년 뒤인 올해 약 734점으로 크게 향상, 대출자의 자격을 끌어 올렸다.

이른바 ‘배드 크레딧’(Bad Credit) 구입자들의 크레딧 점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크레딧 점수 하위 10% 구입자들의 중간 크레딧 점수는 2006년 602점에서 올해 약 649점으로 무려 40점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해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기준이 주택 시장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척도”라며 “규제가 느슨한 틈을 타 상환 능력이 없는 대출자들에게 대출이 발급됐던 것이 10년전 주택 시장 침체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 ‘플리핑’ 투자 연체 위험 낮다

10년 전 성행했던 플리핑 매매가 다시 늘고 있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플리핑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부동산 투자 형태다.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과소평가된 주택 매물을 구입,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단기간에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투자 방식이다.

2006년 당시 플리핑 매매는 전체 주택 매매 중 약 8.6%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워싱턴 D.C.와 같은 일부 대도시의 경우 플리핑 매매가 전체 거래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붐을 이뤘다. 10년 뒤인 2016년 플리핑 매매는 전체 거래중 약 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년 전과 다른 점은 플리핑 투자자를 대상으로한 모기지 대출 기준이 강화돼 연체 위험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10년전의 경우 자기 자본이 없어도 여러 군데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아 플리핑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여러 플리핑 매물중 하나라도 팔리지 않을 경우 도미노 연체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출 자격을 갖춘 플리핑 투자자들에게만 대출이 발급돼 연체 위험도 낮고 플리핑 시장도 어느 정도 통제 가능성 상태라는 분석이다.

■ ‘허위’ 수요 아닌 실수요 위주

10년 전 주택 가격이 느슨한 융자 관행이 허위로 발생시킨 수요에 의해 급등했다면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수년째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매물 부족 현상이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의 첫 번째 요인으로 지적된다.

10년 전 주택가격 상승세를 등에 없고 건설업계는 신규 주택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2006년 신규 주택 공급량은 신규가구 당 약 1.4채로 결국 공급 과잉에 의한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반면 건설 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출 기준 역시 강화되고 건설 업체 자체적으로 공급량을 소극적으로 조정한 결과 현재 신규 주택 공급량은 신규가구 당 약 0.7채로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꾸준한 경기 회복세도 주택 수요를 지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업률 하락을 바탕으로 한 고용 시장 개선이 주택 수요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17년래 가장 낮은 약 4.1%로 집계됐고 전국 50대도시중 약 30곳의 실업률은 2010년 실업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주택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9월 밀레니엄 세대(25~34세)의 고용률은 약 79%로 2006년 수준을 회복했고 2010년에 비해서도 약 5%나 높다. 젊은층의 높은 고용률에 주택 시장의 미래 전망도 매우 밝다.

올해 초 주택 구입자의 절반이 밀레니엄 세대로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층을 형성했다.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재구입이 아닌 생애 첫 주택구입 수요가 많아 주택 시장에 신규 수요를 공급, 주택 시장 회복 선순환의 밑바탕 역할을 한다.

2020년까지 밀레니엄 세대의 대부분이 30대로 전환, 주택 수요가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